아모라필, 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출시 전부터 오남용 우려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왔던 한미약품의 고혈압·발기부전 치료 복합제 ‘아모라필’이 결국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허가 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한미약품의 고혈압·발기부전 치료제 아모라필정(성분명 타다라필, 암로디핀베실산염)의 품목허가를 취하했다.
앞서 6년 전인 2016년, 한미약품은 각각 고혈압과 발기부전 치료성분인 ‘암로디핀’(노바스크)과
‘타다라필’(시알리스)을 섞은 복합의약품 ‘아모라필정’을 개발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해당 의약품은 고혈압 환자 중 상당수가 발기부전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제품이다.
암로디핀으로 고혈압을 조절하는 환자에게 발기부전이 나타날 경우 처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라는 것이 한미약품의 설명이었다.
식약처 또한 당시 고혈압과 발기부전 증상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복합제로 허가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고혈압치료제와 발기부전치료제를 섞은 복합제재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사례인 만큼 많은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일동제약 등 타 제약사 또한 비슷한 조합의 복합제 개발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모라필, 오남용에 대한 우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아모라필에 대한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비뇨기과의사회는 같은 해 ‘의약품 오남용 방지 대책위원회’를 꾸려 고혈압과 발기부전 치료 복합제의 오남용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은 해당 두 가지 성분을 한꺼번에 복용할 경우 강압효과를 서로 상승시키는 효과를 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암로디핀은 칼슘길항제로 고혈압을 조절하고, 타다나필은 음경 혈관 이완으로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발기부전에 도움이 되지만 한번에 혈압강하 효과가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 복용 시 인체에 미치는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점도 우려로 제기됐다.
특히 아모라필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면 경증의 고혈압 환자나 암로디핀 복용이 불필요한 발기부전 환자의 편법 처방 사례 등 오남용의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의료계 반발에 한미약품 측에서는 해당 의약품이 12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안정성을 입증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아모라필은 결국 출시되지 못하고 허가 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미약품의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 복합제
한편 아모라필의 허가 취하가 이뤄지자 한미약품의 또 다른 발기부전 치료 복합제재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타다라필 단일 성분로 이뤄진 ‘구구정’ 등과는 달리 ‘구구탐스’ 또한 아모라필처럼 각기 다른 작용을 하는 약의 성분을 합쳐놓았기 때문이다.
해당 의약품은 전립성비대증과 발기부전 복합치료제로 타다라필과 탐스로신염산염으로 이뤄져 있다.
다만 이와 관련 한미약품 측은 구구탐스는 아모라필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의약품으로서,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았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구구탐스가 아모라필처럼 타다라필 성분이 들어간 복합제재라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지만,
해당 의약품은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 복합치료제인 만큼 전혀 다른 의약품”이라며
“구구탐스의 경우 국제학술지에 등재되는 등 그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을 뿐 아니라 우수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